청소부 아주머니
나의 회사가 위치한 건물, 청소부 아주머니는 매일 나를 보면 항상 인사를 건네주신다. 일을 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아주머니는 나에게 물었다. "일찍 일어나느라 힘들지 않아요?" 아마 우리 회사에서 가장 빠른 시간에 출근을 하는 나의 모습을 아주머니께서는 안쓰러우셨나 보다. 무덤덤한 나와는 달리 아주머니께서는 항상 추운 겨울이 다 날아갈 것 같은 따뜻한 웃음을 머금고 인사해주셨다.
아주머니가 그렇다고 항상 밝은 모습을 갖고 있지는 않으셨다. 화장실이 24시간 개방되어있는 회사 건물은 밤새 우리들의 무례를 다 기록하고 있었다. 하루는 어느 이의 토사물이 남자화장실 세면대에 쏟아져 있었다. 나는 똑같은 시간에 출근하고 똑같은 시간에 아주머니를 봤다. "여기는 청소하는 게 어쩜 이리 어려울까요?" 아주머니의 첫 불평을 마주했던 순간은 그때로 여겨진다.
그 이후에도 아주머니는 종종 인사 후에는 우리들의 '무례'에 대해 한풀이를 하셨다. 왜 이렇게 더럽냐는 둥, 예의가 없다는 둥, 술은 곱게 마셔야 한다는 둥. 아침 일찍부터 그런 좋지 못한 소리가 나를 반겨주니 어느 순간 아주머니의 등장이 반가워지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어제 출근을 했는데 왜인 일인지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나를 마중 나오지 않았다. 화장실을 가도, 계단을 가도. 본래 다른 층을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가 우리 층 화장실을 청소하고 계셔서 아주머니의 행방을 물었다. "그만뒀어"
딱히 그렇게 슬프지도 또 안타까움도 조금도 없었다. 아주머니께는 죄송스럽지만 그에 대한 별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나의 출근길의 연속은 이어졌다. 역시나 나를 반겨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따뜻한 미소도 불평 섞인 말도 그 무엇도 대신하고 있지 않았다. 비어있으니 그리움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아주머니의 따뜻했던 아침 인사도, 불평 섞인 투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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