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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_ 힘들었던 오늘 中 사실 나는 잘 알고 있었다. 내가 가장 무능력하다는 것을. 때로는 그 몫을 가족들과 주변 친구들의 탓으로 돌리고는 했었다. 이런 나의 모습을 마주하는 것은 나에게 있어 꽤나 고통스러운 일이기에. 그런 나의 모습을 변함없이 응원해주시는 부모님과 두 누나들 또 가끔은 내가 너무 지치고 힘들어하더라도 등을 토닥여주며 괜찮다는 말을 건네주는 주변의 사람들. 사실 그들이 내 삶을 움직이는 바퀴가 되어 수레 같은 나를 끌어가고 있다. 어릴 적에는 모든 게 다 잘 될 줄 알았다. 힘든 가정 환경도, 암울했던 청소년기도 전부 내가 크고 나이를 먹고 성장하면 다 해결이 되어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웬걸? 삶은 결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키만 크고 나이라고 불리는 숫자만 높아져 갔다. 걱정은 걱정을 낳았고, 해결..
인터랙티브 문화 '인터랙티브 문화', 직역하자면 '상호작용적인 문화'라는 뜻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스토리텔링의 역할에 대해, "스토리텔링은 삶을 모방하고,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전까지 아니 현재까지도 우리에게 '스토리텔링'은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 하지만, 이것에는 몇 가지의 결함이 존재하게 됐는데 이는 우리들의 삶이 모방되려면 '다양성'을 내포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이 '다양성'이라는 것은 사실 '선택'에 의해 발생된 여러 가지 변수의 상황 때문인데, 관객은 영화, 게임, 문학 등에서 작가 혹은 창작자에 의해 주어진 '선택'과 '상황'을 수동적으로 일 방향적이게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게 기존에 존재하던 스토리텔링에는 '다양성'과 변수가 없는 '선택'과 '상황'을 통해 모방되어져야 할 역..
경계와 선 그 사이에서, 경계와 선 그 사이에서, ‘가치 판단’으로부터 무뎌지는 것. 무비판적인 수용과 아무런 본질도 수용되지 않은 반응, 그것들에 관해. ‘가치 판단’이 가장 쉽게 배제되어지는 우리들의 약속, 도덕성과 윤리의 영역들, 이미 정해 놓았던 ‘절대 가치’ 앞에 나의 주권과 가치는 너무도 쉽게 상실에 이르고 만다. ‘절대 가치’ 앞에 모습을 감추어버린, 작은 주권과 가치들. 그 상실 속에 깃든 의미는 무엇일까? 사실 적대적인 것들에 나의 주관적 해석이 첨가되는 경우에는 오로지 한 가지의 이유가 존재한다. ‘합리화’, 이 녀석을 통해 나의 죄의식으로부터 또 죄책감으로부터 정당성을 얻고 싶을 때. 절대의 경계에 침범한 나의 몹쓸 욕망과 본능은 이해받아 마땅하지만 결코 허용되어서는 아니 될 것들이다. 나도 공감하지 못하는 ..
시 _ 눈이 내리던 어느 날, 눈이 내리던 어느 날, 눈이 내리는 것을 처음 목격했던 어느 어린 날그들이 수놓은 하늘을 보며 느꼈다 놀랍고도 신기했고아름다웠지만 낯설었으며어색했지만 포근했다 지금은 지나간 여러 순간순간마다느낄 수 있었다그때 느꼈던 뒤섞인 감정들을 '설레임'내가 느꼈던 감정의 이름그 감정에 조금씩 익숙해질 즈음 결국 잊어버리고 말았다.내 모든 감각을 모두 마비시키던그 짜릿함을 결국 잃어버리고 말았다.나로 하여금 행복을 불러일으키던그때 그 마음들을 익숙해지면,잊는 것도잃는 것도너무 쉬워진다.
에세이 _ 청소부 아주머니 청소부 아주머니 나의 회사가 위치한 건물, 청소부 아주머니는 매일 나를 보면 항상 인사를 건네주신다. 일을 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아주머니는 나에게 물었다. "일찍 일어나느라 힘들지 않아요?" 아마 우리 회사에서 가장 빠른 시간에 출근을 하는 나의 모습을 아주머니께서는 안쓰러우셨나 보다. 무덤덤한 나와는 달리 아주머니께서는 항상 추운 겨울이 다 날아갈 것 같은 따뜻한 웃음을 머금고 인사해주셨다. 아주머니가 그렇다고 항상 밝은 모습을 갖고 있지는 않으셨다. 화장실이 24시간 개방되어있는 회사 건물은 밤새 우리들의 무례를 다 기록하고 있었다. 하루는 어느 이의 토사물이 남자화장실 세면대에 쏟아져 있었다. 나는 똑같은 시간에 출근하고 똑같은 시간에 아주머니를 봤다. "여기는 청소하는 게 어쩜 ..
시 _ 보푸라기 보푸라기 나는 보푸라기너의 소매에 또 너의 등에 가득 붙어있지 나는 보푸라기네가 스치는 모든 곳에서 태어났지 나는 보푸라기나는 너의 고되었던 하루에서 살고있지 나는 보푸라기나는 너의 고되었던 하루를 기억하지 나는 보푸라기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알 수 있지네가 보내었던 오늘 하루는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나는 보푸라기나는 너의 흔적을 기록하는 그저 그런 보푸라기
글 _ 자유 자유 '선택의 방황'은 대립되어지는 비슷한 무게의 가치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마음의 저울에 비슷한 무게를 지닌 두 개의 대립되는 '가치'가 올려지게 되면, 우리는 그 '선택의 방황'에 빠지게 된다. 비슷한 무게, 대부분의 가치들이 우리에게 아니 적어도 나에게는 비슷하게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자유롭지 못한 요즘은? 그렇다면 '자유'는 무엇일까? 구속받지 못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아무'의 것을 할 수 있는 것일까?하지만, 이미 나는 세상에, 우리 사회에, 내 주위에 의해 무언가를 '구속'받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도덕', '윤리', '법률', '우정', '예의'라는 것으로 구분되어진다. 불가피하게 나와 평생 동행해야 할 것들. 비슷했던 대립된 가치, 그들에게 균열이 일어났다. 무엇이 중요한..
시 _ 눈 눈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고스쳐 지나가는 사람들한껏 움츠린 몸굽어져 있는 고개바삐 움직이는 발걸음 두터워진 옷이 말해준다날씨가 춥다고곁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말해준다나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고한껏 움츠린 몸이 말해준다만사가 귀찮다고굽어져 있는 고개가 말해준다사는 게 너무 힘들다고바삐 움직이는 발걸음이 말해준다빨리 가게 비키라고 창밖에 내리는 눈,어릴 적 겨울이 오면 창밖에 고개를 내밀고눈이 오는 것을 기다렸는데 이제는 그런 순수함과그땐 가득했던 로망이점점 사라지고 있는 게 느껴져 눈아,너는 그대로인데나는 이미 너무 많이 변했어 너를 볼 때면 그때 그 시절이갑자기 나타나 말해줘 괜찮다고,나는 변치 않는 네 편이라고